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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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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이 부른 대형오보 -외교부,기자의 책임?

작성일
2013-12-15 00:27:47
조회수
3861
작성자
서**
오역이 부른 대형오보 - 미 부통령의 박근혜 대통령 접견 ‘베팅’ 발언
~bet against는 ‘반대편에 투자하다’가 아니라 ‘--에 대해 불신하다’라는 뜻
통역이나 번역은 어렵다. 이탈리아 속담에 번역은 반역이다(Traduttore, traditore/Translators are traitors.)라는 말이 있다. 볼테르(Voltaire)는 번역으로 인해 작품의 흠은 늘어나고 아름다움은 훼손된다(Translations increase the faults of a work and spoil its beauties.)고 했고, 해롤드 블룸(Harold Bloom)은 모든 통역은 오역이며 모든 독서는 오독이다(Every interpretation is a misinterpretation, and every reading is a misreading.)라고 했다. 모두 통역이나 번역의 어려움을 지적한 말이다.(서옥식, 오역의 제국-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 도서출판 도리, 2013)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부통령이 2013년 12월 6일 서울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서 한 말 “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를 싸고 국내에서 난리가 났다.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을 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로 번역해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하면서 미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친중국 외교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국회에서도 의원들이 윤병세 외교장관에게 이 발언의 진의를 묻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모든 소동은 1차적으로 미국측 통역의 오역이 빚은 ‘사고’였다. 설사 통역이 오역을 했더라도 ‘bet’의 의미를 제대로 짚지 못한 기자들, 그리고 현장에서 이러한 통역 실수를 즉각 지적하지 못한 외교부나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한 목소리로 통역의 실수에 의한 오역임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잘못된 보도가 나간 한참 뒤였다. 윤장관이 국회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베팅’ 발언이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날은 오역보도가 끝난 12월 7일, 그리고 외교부 홈페이지에 해명의 글이 실린 날은 이틀후인 12월 8일이었다. 바이든 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중국을 견제한 것처럼 확산되자, 주한미대사관 측도 6일 오후 늦게 설명자료를 배포, “정확한 통역이 아니다. 미국의 아태지역 재균형 정책에 관한 것으로서, 미국이 아태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으나 이미 잘못된 보도가 나간 뒤였다. 우리 언론으로서는 결국 중요한 대목에서 오보라는 대형사고를 친 셈이다. 
하지만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외교부와 주한미대사관의 오역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부 언론 사설이나 칼럼 등에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을 협박하는 무례한 외교적 언어다” “미국 부통령의 말실수이며, 한미관계에 백해무익한 발언이다” “한국의 친중외교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한 발언이다” “듣기 거북하다. 약소국 국민으로서 비애를 느낀다” “노골적으로 미국편에 설것인 가, 중국편에 설것인 가를 강요한 것이다” 등등 비판적인 뒷말이 계속됐다. 국내 언론들은 오역임을 인정하는 듯 하면서도 여전히 의문의 꼬리표를 달았다. 어떤 언론은 외교적으로 보자면 이러한 말은 공개된 장소가 아니라 양자 간의 비공개 회담에서 거론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바이든 부통령은 여과 없이 그의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고 썼다. 또 어떤 언론은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인지는 몰라도 한말의 카쓰라-태프트 밀약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의 발언이 최근 중국정부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언을 겨냥한 것이라는 직설적인 분석도 있었다. 영어꽤나 하는 일부 사람들은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영어실력을 뽐내며 시진핑 등장 이후 ‘한중관계의 밀월’을 경고한 발언이라는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모든 주장들은 바이든 부통령이 사용한 영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오역인가
“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는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을 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는 뜻이 아니라 “미국이 한 말을 어길 것으로 베팅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는 의미다. 즉 “미국이 한 말을 의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관건은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가 중요하다. 그는 박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I want to make one thing absolutely clear: President Obama's decision to rebalance to the Pacific basin is not in question. The United States never says anything it does not do. As I said in my visits thus far in the region.(한가지 절대적으로 분명히 말하고자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태평양 유역 재균형 결정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미국은 실행할 수 없는 그 어떤 것도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번 이 지역 방문에서 말해 왔듯이)라고 한 다음 “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고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게 좋은 베팅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도 “바이든 부통령이 의미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을 중시하고 있고, 재균형정책에 대해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7월 18일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아·태 재균형정책’에 관한 조지 워싱턴대 연설에서도 미국에 대한 신뢰, 미국민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는 차원에 “It's never, never,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영어의 bet에는 ‘predict’(예상) 또는 ‘opinion’(의견)의 뜻이 있다.
따라서 ~bet against라고 하면 구어체로 ‘반대편에 투자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에 대해 희망을 접다’, ‘--에 대해 신뢰하지 않다’라는 뜻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8월 17일 일리노이주 앗킨슨의 ‘Wyffels Hybrids Production Facility’의 한 타운홀 미팅에서 행한 연설에서 “Don’t bet against America. Don’t bet against our workers. Don’t bet against our businesses.”라는 표현을 썼다. 이를 번역하면 “우리는 미국을 불신하면 안됩니다. 우리 노동자들을 불신하면 안됩니다. 우리의 기업체들을 불신하면 안됩니다”는 뜻이다. 미국에 대해, 미국의 노동자에 대해, 미국의 기업체들에 대해 국민들이 희망을 버리지 말고 믿음을 가져달라는 뜻이다. 그는 같은해 11월 14일 폭스뉴스의 Bret Baier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똑같은 말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10년 7월 30일 디트로이트의 클라이슬러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서도 “Don’t bet against the American people. Don’t bet against the American workers. I have confidence in the American worker. I have confidence in you. I have confidence in this economy.”(미국 국민들을 믿읍시다. 미국 노동자들을 믿읍시다. 나는 미국 노동자를 신뢰합니다. 나는 여러분을 신뢰합니다. 나는 미국 경제를 신뢰합니다)라고 연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8월 4일에도 미시건 주 햄트랙의 GM자동차 공장을 방문, 노동자들을 향해 “Don’t bet against the American worker! Don’t bet against the American people!”이라고 외쳤고 같은 해 11월 23일 인디애나주 코코모의 클라이슬러 자동차 공장을 찾았을 때도 “Don't bet against the American worker. Don't bet against America.”라고 말했다. ~bet against가 무슨 뜻인지를 아주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떤 신문은 ‘~bet against’의 뜻을 풀이하면서 미국민들의 애국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어록 중 하나가 “One of the worst mistakes anybody can make is to bet against Americans.”라면서 이 문장을 “누군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 중 하나가 미국민들에 대항하는 것이다”고 번역,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한말에 대해 외교부는 통역 탓을 할 게 아니라, 미국 측에 진중히 따져야 할 대목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 신문이야말로 레이건 대통령의 말을 오역한 것이다. 이 신문은 레이건의 이 말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함께 이 질서를 거스를 경우 손해를 볼 것이란 주변국에 대한 경고도 깔려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으나 아무리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런 ‘건방지고 무례한’ 말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레이건 대통령의 이 말은 “누군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 중 하나는 미국민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오역소동은 ‘bet=내기’로만 알고 있는 짧은 영어실력 빚은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1.오바마 대통령의 디트로이트 클라이슬러 자동차공장 방문 연설(2010.7.30)
2.오바마 대통령의 일리노이주 앗킨슨 Wyffels Hybrids Production Facility 타운홀 미팅 연설(2011.8.17)
3.오바마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2011.11.14)
4. 바이든 부통령의 조지워싱턴대 연설(2013.7.18)
5.서옥식, 오역의 제국-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도서출판 도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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